다인 오디오, 그 찬란한 유혹을 들어보라

필자는 이번 리뷰가 아니더라도 에비던스 템테이션을 접할 기회가 많이 있었다. 그만큼 많이 팔린 스피커 임을 의미한다. 레코드에 기록된 소리 하나하나를 세밀하게 묘사해낸다.
마치 녹음된 모든 앨범들을 실연과 같은 리얼리티로 추구하겠다는 다인오디오의 의지가 엿보이기도 한다.
이만한 몸집을 가진 스피커 중에서 저역보다 고역이 뛰어나다고 느껴지게 만드는 것은 이 스피커가 유일하지 않나 싶다. 글|최성근

Dynaudio
Evidence Temptation

10년전만 해도 대형 하이엔드 스피커는 많지 않았다.사실 대형 하이엔드 스피커를 개발한 후 판매가 여의치 않아 회사 도산의 주요 원인이 되기도 했다.
그만큼 가격이 높고 일반 가정에선 공간의 문제로 사용하기 어려워 일류 스피커라는 상징성만 가지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이러한 패턴의 시장 상황이 바뀌고 있다. 스피커 메이커라면 누구 할 것 없이 대형 스피커를 쏟아내고 있으며 이것도 여의치 않는지 말 그대로 초대형 스피커들이 속속 발표대고 있는 것이다.

가격도 10년 전과 비교하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가격이 뛰었다.
물론 그만큼 다양한 연구를 토대로 스피커의 질은 높아졌고,소리도 향상되었으니 다는 못 받아들이더라도 어느정도 수긍을 할수 있다. 하지만 다인오디오의 에비던스 시리즈는 조금 다르다. 다인오디오의 에비던스는 대형 스피커 시장에 조금 일찍 뛰어든 경우라고 할수 있다.

리뷰 대상인 에비던스 템테이션은 출시된 지 꽤 오래다. 사실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이 스피커를 처음 본 후 시간이 좀 오래된 듯한 기억을 가지고 있다. 그만큼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해 시장에서 롱런하는 것도 이 스피커의 우수한 경쟁력을 애기해주는 것 같기도 하다.
에비던스 시리즈는 다인오디오의 레퍼런스급 라인이다. 사실 이정도 클래스에 올라선 모델을 가지고 상.하급기로 구분하는 것도 이례적이긴 하다. 하지만 가격을 생각한다면 에비던스를 소유하고 싶은 이들에게 현실적으로 접근이 가능한 템테이션 모델은 정말 매력적으로 느껴 질 수도 있다. 그래서 이름이 템테이션인지도 모르겠다.

이제 본격적으로 에비던스 템테이션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우선 에비던스 템테이션은 상급기인 에비던스 마스터와 모양새에서 차이를 쉽게 느낄수 없다. 하지만 큰 차이가 있다. 사진상으로 구분하기 어렵지만 크기가 다르다. 즉 내부 용적이 다르다는 이야기. 또한 마스터 쪽이 베이스 우퍼 구경이 더 크다. 이것은 1억원이나 하는 마스터의 완벽한 완성도를 지향하기 위한 것이며 조금 더 저렴한 가격에 템테이션을 구현하기 위한 차이이다. 무게 또한 다른데 에비던스 마스터의 경우는 분리가 가능하지만 에비던스 에비던스 템테이션의 경우 이것이 불가능하다. 최종적인 소리의 품질을 떠나 외형상 가장 큰 차이는 이것이다. 하지만 가격이 정확히 2배이상 차이가 나기 때문에 많은 오디오파일들은 에비던스 템테이션을 주목한다. 에비던스 템테이션은 대형 하이엔드 스피커를 지향하면서도 다인오디오의 소리 사상을 잘 나타내는 경우라 할수 있다.

원래 다인오디오는 대형 우퍼를 개발하지 않는다. 에비던스 이전에 컨시퀸스에 중대형 크기의 우퍼를 탑재한 이후 아예 사용하지도 않고 있다. 이런 이유는 현대적인 음색에 좀더 다가가기 위한 것이다.
즉,진동판의 반응을 좀더 빠르고 정확하게 움직이도록 하기 위한 것인데 아무래도 넓고 무거운 진동판보다는 작고 가벼운 진동판이 더 빠른 속도를 얻을수 있다.

콤팩트한 사이즈의 우퍼를 탑재하는 두 번째 이유는 캐비닛 디자인이 좀더 날신해 질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음의 회절을 최대한 줄이고 복사도 최대한 억제할 수 있다. 또 한가지 장점을 꼽자면 대형 우퍼의 경우 늘어난 진동판의 무게 때문에 대형 마그넷을 사용해야 하고 마그넷 회로 설계에 애로 사항이 많으며 배압을 크게 걸기 때문에 음이 불투명하거나 컨트롤하기 어려운 상황이 될수 있지만 에비던스 마스터처럼 콤팩트한 유닛을 중심으로 설계하면 배압이 적게 걸리며 더 정확한 피스톤 모션을 얻을 수 있어 깨끗한 음의 구현이 가능해진다.

하지만 문제는 작은 유닛은 낮은 저음으로 내려갈수록,볼륨이 높아질수록 진동판의 움직임이 커진다는 것이다. 즉, 많은 디스토션을 유발한다. 낮은 저음까지 내려면 능률도 희생되기 때문에 파워 앰프의 부담도 커진다.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선 여러개의 우퍼를 사용해야 하는데 에비던스 템테이션은 이런 방향으로 설계 하였다.즉 유닛에 매우 정확한 반응을 얻어내면서도 대형 하이엔드 스피커를 체감할 수 있는 소리 품질을 선사한다.

이 스피커는 높은 능률과 공간을 가득 매우는 소리를 손쉽게 내기 위해 3웨이 더블우퍼 사양의 스피커를 대칭 구조로 올려 세운 모습을 하고 있다. 그만큼 물량 투입도 많다.
트위터가 2개 있기 때문에 가상 동축 구조라 할 수 없지만 트위터와 미드레인지 역시 밀착되어 있어 가상 동축형에서 얻을 수 있는 소리의 정위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도 이 스피커의 최대 장점일 것이다.
그리고 분리되진 않지만 베이스 모듈과 메인 모듈을 상당 부분 격리 시켜 놓은 것을 볼수 있는데 우퍼에서 발생되는 캐비닛 진동이 메인 모듈로 흘러 음의 투명도를 떨어트리는 것을 차단한다.

단 하나의 사양으로 에비던스 템테이션의 우수한 소리를 설명하게 만드는 것은 신형 에소타 트위터일 것이다. 물론 하급기인 컨피던스 시리즈에도 사용되는 트위터인데 뭐가 그리 대단할까 궁금해 할 독자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진정한 의미에서 에소타 트위터의 성능은 대형 스피커에서 나온다. 모든 스피커의 능률은 저역 스펙에 의해 결정되는데 우퍼가 클수록 낮은 저음에서 고능률을 실현할 수 있다.
이경우 저역이 뻗어나가는 만큼 고역도 뻗어나가도록 설계할 수 있는 것이다.
주파수 특성을 그래프로 보면서 설계하기도 하지만 이 경우 대부분 청감상의 결과를 우선시 하는데 그만큼 난이도가 있는 작업이며 대형기에서 내뿜는 고음은 화려하고 그 에너지에 감탄사를 터뜨리게 된다.

그리고 방사 각도를 높이면서도 리니어리티를 강조하기 위해 2개의 유닛이 사용된 것도 큰 장점으로 작용된다.
그렇다면 과연 소리는 어떠한가? 필자는 이번 리뷰가 아니더라도 에비던스 템테이션을 접할 기회가 많이 있었다. 그만큼 많이 팔린 스피커임을 의미하는데 저역이 깊게 떨어지면서도 위화감이 없다는 것이다.
마치 녹음된 모든 앨범들을 실연과 같은 리얼리티를 추구하겠다는 다인오디오의 의지가 엿보이기도 하는데 이만한 몸집을 가진 스피커 중에서 저역보다 고역이 뛰어나다고 느껴지게 만드는 것은 이 스피커가 유일하지 않나 싶다.

정경화의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에서의 현 소리를 들어보면 찰현이 만들어내는 악기 목질의 울림이 그대로 드러난다.
다른 스피커와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쉽게 구분할 수 있도록 들려주는데 질감 또한 최고 수준이다. 그러니까 감탄사를 연발시키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은 컨트롤하기 힘들 정도의 감정을 변화시키는 것인데 거의 그 수준에 이른다고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레코드에 기록된 소리 하나하나를 세밀하게 묘하해낸다. 이것은 음을 조밀하게 나누어 세분화딘 소리를 표현하는것관느 조금 다른 얘기인데 정보량이 많다고 얘기할 수도 있지만 또 다른 얘기이다.
이것을 사진으로 표현하고자 한다면 렌즈에 맺힌 미세한 빛도 필름 입자에 담긴 그런 느낌이랄까? 어쨌든 현 시대를 대표하는 최고의 스피커중 하나임은 틀림 없다.

- 월간오디오 2008년 9월호글 발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