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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B&W Signature Diamond 리뷰
작성자 (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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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018-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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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년 전인가 베이징에서 일을 보고 있었다. 베이징은 투자와 활력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었지만 아침마다 매캐한 연탄냄새를 맡으며 출근을 해야 했다. 그렇게 도시의 두 얼굴이 첨예하게 그려지기도 쉽지 않은 것 같다. 여러 나라에서 온 동료들과 도착 첫날 제일먼저 했던 일은 일터 근처에서 스타벅스 커피와 맥도널드 햄버거를 찾는 일이었다. 일단 이 두 가지만 찾아 놓으면 중국에서도 일주일 정도는 끄떡없이 생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좀 나아 졌으려니 하지만 그 당시 그곳 특급호텔의 오렌지 주스를 다 마시지 못했던 기억이 난다. 우량의 브랜드가 주는 의미는 사용자에 대한 특별한 약속이다. 소비자의 마음속에 브랜드 충성도를 자리잡게 하기 위해서 브랜드 소유자는 오랜 기간 동안 품질과 성능을 보장하는 노력을 쉬지 않고 경주해야 한다 . 마케팅의 초보들이 쉽게 범하는 실수가 치졸한 광고전략으로 뭔가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착각하는 데 있다 . 초특급 브랜드에 대한 약속은 그런 식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언젠가 기술한 바 있듯이 나는 B&W 의 브랜드에 아늑함과 편안함을 느낀다. B&W 가 제공하는 성능과 품질은 대형의 생산규모에서 기인한다. 더구나 대량공급의 보급형 제품에서 초 하이엔드의 플래그쉽 까지를 일관성 있게 공급한다. 매트릭스에서 노틸러스를 거쳐 다이아몬드 시리즈로 넘어오는 동안 B&W 는 800, 801, 802 로 이어지는 프리미엄 라인을 유지해 왔다. 그 중에서도 노틸러스 801 은 클라세 모노블럭과 함께 비틀즈 앨범 제작으로 유명한 애비로드 스튜디오에 설치되며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녹음 스튜디오에 그다지 고급의 모니터링 시스템이 사용되지 않는 것이 통념이다 보니 그 사실자체는 뭐 그러려니 했지만 매트릭스 801 시절에도 많은 녹음실에 마스터링 모니터로 채용된 사실이 이 시리즈의 사실적 표현 경향을 잘 대변하고 있다는 점에는 수긍하는 편이다. 그러다 보니 모니터적 성향이라는 별명이 내내 따라다니게 되고 그래서 오디오적 쾌감이라기 보다는 다소 무덤덤한 스피커 브랜드로 느껴지기도 했다. 물론 이 성향은 노틸러스에서 다이아몬드 시리즈로 오면서 조금씩 변해 오기는 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B&W 의 마케팅을 존경한다. 유기농으로 키운 채소와 과일의 깨끗한 맛을 유지하면서 한편 아쉬운 상큼하고 톡 쏘는 맛 ? 그 부분을 채우기 위해서 그들은 창립기념일을 기다렸다. 그리고 특별한 기념일 ? 예컨데 10 주년이나 30 주년 ? 에 맞추어 시그너처 시리즈를 선보이게 된다. 실버 시그너처가 그랬고 30 주년 기념작이 그랬다. 시그너처 시리즈의 개괄적인 음색은 보다 화려하고 상큼하다. 그리고 2007 년 40 주년 기념작을 발표하게 된다. 바로 시그너처 다이아몬드가 그것이다.




시그너처 다이아몬드 ( 이하 시그너처 ) 는 사진보다 실물이 훨씬 예쁘다. 사진으로 보는 플라스틱 원통의 느낌은 실물에서 전해지는 미묘한 곡선과 섬세하고 우아한 광택과 큰 차이를 보인다. 비철금속계열로 보이는 상판과 하판의 절삭 및 표면처리도 흠잡을 데가 없지만 뭐니뭐니해도 이태리에서 최고급 대리석으로 깎아 만들었다는 다이아몬드 트위터의 하우징이 아름답다. 2007 년에 색상별 500 조 한정으로 만들었다는 시그너처가 아직도 팔리고 있는 이유는 아마도 그 매력을 사진으로 잘 못 잡아낸 것에 있지 않을까 싶다.


트위터와 미드우퍼는 그릴로 가릴 수 있는데 음질도 음질이지만 믿음직한 케블라 드라이버를 보고 즐기려면 그릴을 떼고 사용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다만 다이아몬드 트위터의 표면은 조심해서 관리하여야 한다. 우체통같이 생긴 스피커의 아랫부분에 숨겨진 스피커 단자를 보고 투덜대는 필자에게 하이파이 클럽측에서는 디자인을 위한 배려라고 전언했다. “ 천만의 말씀. 산업디자인은 순수미술과 달라야 하고 사용상의 편의가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고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매끈한 뒷면이 매력적이긴 하다.




교묘하게 짜인 엔클로저는 원칙대로 매트릭스 구조가 응용되어 있고 아래쪽 개구부로 덕트가 뚫려있다. 아랫쪽으로 편향된 덕트는 사면형의 금속베이스로 소리를 쏟아내고 반사된 소리가 청자에게 전달되는 구조이다. 따라서 이 스피커가 만드는 음장은 상대적으로 전면을 향하게 된다. 덕트를 통해서 전해지는 저역의 양은 생각보다 대단히 충실하며 마치 엔클로저 내부에 또 다른 유닛을 포함하고 있는지 의심할 정도이다.


아름다운 자태의 시그너처에 클라세의 CDP 와 프리 파워를 연결했다. 일단 클라세와 B&W 는 애비로드 스튜디오부터 시작해 많은 평론가들이 즐겨 연결했던 조합이다. 단지 요즘 일본에서는 클라세 보다는 마란츠와의 조합을 더 지지하는 분위기이다. 현지 마케팅에 의한 움직임이라고 보는 것이 맞지 않나 싶다. 어떻든 보이스컬러의 관점에서 클라세와 B&W 의 조합이 무난하다는 주장은 일리가 있다.




비록 트위터가 다이아몬드로 진화하고 있지만 B&W 의 깊은 매력은 케블라콘으로 이루어진 아주 독특한 미드레인지에 존재한다. 대부분의 소리는 이 미드레인지에서 만들어지며 트위터나 우퍼는 더욱 시원하거나 달콤한 소리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물론 시그너처에는 별도의 우퍼가 존재하지 않는다. 비너스 레이블의 Steve Kuhn Trio 가 재즈로 연주한 “죽은 황녀를 위한 파반느”의 CD다. 평소에 고음질 LP 로 즐겨 듣는 음반이라서 자주 사용하는 테스트음반이다.


대단히 익숙한 B&W 의 음색이 흘러 나온다. 하지만 역시 시그너처 라인인 만큼 독특하게 매력적인 음색이 존재한다. 아주 약간의 채색감과 배음을 강조한 자연스런 저역이 좋다. 이와 같이 덕트를 통해서 전달되는 저음은 유닛에서 직접 방사되는 경우에 비해 단단함이 덜 할 수는 있으나 훨씬 더 자연스럽고 양감에서 유리한 경우가 많다.




그런데 저역감이 좀 다르다. 이 스피커는 별도의 우퍼를 가지고 있지 않다. 2 웨이의 단출한 구성으로 잘 설계된 엔클로저로 저역을 만들어내는, 어찌 보면 스탠딩 북셀프와 같은 형태라고 봐도 크게 무리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밀려나오는 저역감으로 인해서 유닛과 스피커의 크기가 아주 크게 느껴진다. 마침 동석을 하고 있던 애호가들도 같은 느낌을 토로한다. CD 를 소니 롤링즈로 바꾸었다. 역시 고음질 LP 로 익숙한 타이틀. 선명한 중역과 자연스런 저역이 잘 강조되지만 빛나는 고역이 약간 풀 죽은 모습이다.


다시 한번 시그너처의 제작 포인트를 되새길 필요가 있다. 시그너처 다이아몬드는 강성이 극대화된 다이아몬드 증착방식으로 제작된 트위터를 이태리에서 손으로 가공한 대리석 하우징에 수납했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탄력있고 투명하며 낭창대는 고역의 쫄깃함을 기대한다. 그 기대감이 지금 만족되질 않고 있다. B&W 의 시그너처이기에 더더욱 만족되지 않는 것이다 . 뭔가 특별한 것이 반드시 있어야 하므로.




리뷰어의 투덜거림에 이골이 난 듯 하이파이클럽에서는 다즐의 인티앰프에 시그너처를 연결해 주었다. 소스는 여전히 클라세 CDP-202. 역시 내 생각이 맞았다. 뭉게뭉게 피어 오르는 고역이 예쁘다. 중역은 투명하고 감미롭다. 소니 롤링즈의 섹소폰 콜로서스 음반의 드럼이 다시 긴장감을 가지게 되었다. 스티브 쿤 트리오의 피아노 역시 스피드와 여운들 되찾았다.


비슷한 가격대의 두 가지 앰프를 놓고 고역과 저역에서의 탤런트를 선택해야 하다니. 그러고 보니 스피커의 가격도 앰프와 비슷하긴 하다. 취향의 차이가 있겠으나 이 경우에는 클라세에서 좀 더 음악적인 완성도가 높아진다. 하지만 시그너처의 잠재력을 모두 끌어내지는 못하고 있다. 적어도 스테레오의 최고급기나 모노블록 정도는 대우해 주어야 마땅한 듯싶다.


나는 불현듯 지난날의 매트릭스 801 이 생각났다. 시간이 지나면서 가치가 회복되는 몇몇 경우가 있다. 매트릭스 801 이 그 경우라 할 것이다. 뭐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지만 매트릭스 801 이 현역 시절에 폄하되었던 대표적인 이유는 싼 가격 때문이었음을 부인하기 힘들다. 그 후 훨씬 비싸게 책정된 노틸러스 시리즈는 훨씬 더 좋은 대접을 받았다. 고가의 앰프를 마음 편히 물릴 수 있었고 그래서 더 좋은 소리가 날 수 있었다.

단언컨대 시그너처의 성능을 제대로 뽑아 내려면 스피커의 가격에 너무 집착하지 말도록 할 것을 권한다. 그리고 시그너처 다이아몬드가 충분한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배려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아름답고 훌륭한 디자인은 오랜만에 아내에게 칭찬을 들을 수 있는 요인이 될 터 인데다 이미 밝혔듯이 전면에 덕트를 가지고 있으므로 거실에 놓기도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또한 독특한 디자인 덕에 오디오를 전혀 모르는 친구들이라 할지라도 무척 부러워할 것이다. 어찌 알겠는가. 그로 인해 친구들이 오디오의 심오한 바다로 뛰어드는 계기가 될지. 물론 그들에게 반드시 좋은 일인지 확신은 없지만……


[하이파이 클럽 김성건님 리뷰글 발췌]

【B&W Signature Diamond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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